본문 바로가기

Visit

Ancient Trees as Natural Monuments

By Roh Jae-hak

A Chinese juniper in Jangjeon-ri, Cheongsong County

In South Korea, natural elements can be protected under various systems and institutions. One important component of the government’s natural conservation efforts is the Natural Monument program. Animals, plants, their natural habitats, geological features, and natural reserves that are considered to be of elevated historical, academic, or scenic importance can be designated as Natural Monuments at the central government level. As of July 2021 there are 464 Natural Monuments, with the majority (267) falling into the flora category. Among the 267 plants and habitats are 173 large ancient trees. The most frequently occurring species among them are ginkgo, saw-leaf zelkova, pine, and Chinese juniper.

A pair of Chinese junipers at Songgwangsa Temple in Suncheon City


A rose of Sharon tree in Bangdong-ri, Gangneung City

Old trees hold an important place in the sense of identity of many Koreans. They may remember an old tree standing guard at the entrance of their childhood neighborhood. These trees are a nursery for community life: People assemble in their shade, resting, talking, and sharing their lives. An old tree is even featured in the founding myth of the Korean nation when a godly figure called Hwanung descended from heaven to establish a divine city under an old tree on today’s Mt. Baekdusan.

For many Koreans ancient trees can go beyond an earthly plant and actually connect to the realm of the gods. Old trees have long been regarded as tutelary deities for communities. Village members pray to these divine trees for wellbeing and prosperity. Communal religious activities in Korean villages have long centered on tutelary trees. Old trees have accompanied the individual and communal lives of village people for multiple generations as they pass through both happiness and sadness. Trees may mean something similar to Koreans as they do to the Na’vi on Pandora in the movie Avatar.

The sense of sanctity with which Koreans approach ancient trees is most clearly expressed on Daeboreum, a traditional holiday celebrating the first full moon of the new year. Members of a community carefully prepare for the event. In the lead-up to the fifteenth day of the first lunar month, they cook special dishes, wash themselves well, and cleanse their minds by avoiding unsavory words and behaviors.


A willow in Chunghyo-dong, Gwangju City

On the day of Daeboreum, they get together at their tutelary tree, set out a table with special foods, and observe ritual ceremonies. After this solemn procedure in front of the guardian tree, they enjoy a series of entertainments. It is a form of community festival. This Daeboreum festival and its focus on tutelary trees is deeply seated in Korean tradition.

Koreans sometimes personify old trees as well. Marriages have even been arranged between trees. Human names might be assigned as well. Examples include Seok Song-ryeong (“Divine Pine with the Surname Seok), Hwang Mok-geun (“Roots of All Trees from the Hwang Family”), and Kim Mok-sin (“Tree God with the Surname Kim”). There are even trees that have inherited property! These trees must pay taxes, and some award scholarships in their names. There are trees that were actually granted an official rank at the ministerial level. It is hard to find parallels for much of this profound respect and reverence.

A tree that has been rooted in place for hundreds or even thousands of years is itself a grand work of architecture. It can be said that after passing through all the social turmoil in a given landscape for centuries, an old tree becomes its most stable element. Old trees are living creatures that cannot be recovered once lost. With the accelerating climate crisis, we need to pursue more careful and attentive conservation efforts on behalf of these living elements of our heritage.

Thinking of old trees, a phrase from the play Faust Part I by Johann Wolfgang von Goethe comes to mind:

“Grey, dear friend, all theory, and green the golden tree of life.”


1. A fir at Cheonhwangsa Temple, Jinan County
2. A pine with an official rank on Mt. Songnisan in Boeun County
3. A ginkgo at Yongmunsa Temple in Yangpyeong County




A red plum tree at Seonamsa Temple, Suncheon City



A ginkgo at Bangye-ri, Wonju City


A saw-leaf zelkova in Danchon-ri, Yeongju City





한국의 천연기념물 노거수

‘천연기념물’은 동물, 식물, 지형〮지질〮생물학적 생성물 또는 자연현상, 천연보호구역 등 자연유산 중 역사적〮학술적〮경관적 가치가 인정되어 「문화재보호법」에 의해 국가에서 지정한 문화재로 정의한다. 2021년 7월말 기준으로 한국의 천연기념물은 총 464건이다. 그 중 식물은 노거수, 마을숲, 희귀식물, 자생지 등을 포함해서 267건이다. 거대한 위용을 자랑하는 오래된 거목인 노거수는 173건에 이른다. 천연기념물로 지정된 노거수 수종 중에서 가장 많은 개체가 은행나무(24), 느티나무(18), 소나무(15), 향나무(11) 등이다. 반송과 백송, 곰솔, 처진소나무를 소나무에 포함시키면 소나무류가 36그루로 가장 많다.

대부분의 한국인에게 한 그루 나무는 삶의 정서 한가운데 깊숙이 자리한다. 그가 태어나고 자란 마을의 동구에는 오래된 느티나무나 팽나무 한 그루쯤은 서있다. 한 그루 노거수는 마을 공동체의 중심을 이루며 묵묵히 사람의 삶과 동행한다. 나무 아래서 쉬고 담소 나누며 애환을 함께 나눈다. 한국인에게서 한 그루 노거수는 단순한 나무의 식물성 개념을 초월한다. 오천 년 전 나라를 처음 세우면서 선포한 널리 인간을 복되게 하는 ‘홍익인간’의 이념도 한 그루 신단수 아래에서 천명 되었다. 나무를 하늘과 사람을 매개하는 접신의 신목으로 신성시했다.

이 땅의 사람들은 아주 오래 전부터 누구라 할 것 없이 노거수를 마을의 수호신으로 여겨 왔다. 노거수에 터부의 금줄을 치고, 치성을 드리고, 제를 올렸다. 마을의 안녕을 지키는 신목으로 삼았기에 ‘당산목’으로 불렀다. ‘당산’은 마을의 안녕을 비는 신당, 혹은 사당이 있는 신성한 언덕을 말한다. 마치 영화 <아바타>에서 판도라 별에 사는 나비족처럼 나무를 신성히 여겼다. 삶의 기쁨과 슬픔, 고단한 노동과 한탄, 탄생과 죽음이 흐르는 대하 서사의 연대기에 삶의 세대를 이어 묵묵히 동행해온 것이다. 마을 공동체의 중심에 어김없이 한 그루 노거수가 있었다.

한국인의 나무를 대하는 태도는 매년 정월 대보름날 행사에 고스란히 드러난다. 전국에 걸쳐 노거수가 있는 마을마다 신성불가침의 금줄을 치고 나무에 제의를 올린다. 제의의 며칠 전부터 부정한 언행을 삼가며 목욕재계한 후 정성 들여 준비한 음식을 차려 제례를 올리고는 대동의 축제를 가진다. 사람과 나무가 하나가 되는 수천 년간 이어져 온 민속 문화이자 수목에 대한 생명문화의 전통이다.

한국인의 나무에 대한 외경과 존중은 뿌리 깊을 뿐만 아니라 경이로울 정도다. 나무끼리 혼례식을 올리게 하는가 하면, 나무에게 ‘석송령 (석씨 성의 신령한 소나무)’, ‘황목근 (황씨 성의 모든 나무의 근본)’, ‘김목신 (김씨 성의 목신)’ 등 사람처럼 인격화 한 이름을 부여하면서 모든 재산을 나무 앞으로 상속해준다. 토지를 상속 받은 석송령, 황목근은 버젓이 매년 세금도 내고, 매년 일정 금액 장학금도 낸다. 국가가 피치 못 해 나무 한 그루를 벨 때에도 나라의 왕이 칙령을 내리는 품격 높은 격식을 갖춘다. 심지어 한 그루 나무에게 장관급의 벼슬을 내리기도 한다(보은 정이품송 소나무). 그 같은 격식들은 세계 수목문화사에서 유례를 찾아보기 힘든 사례들로서 나무를 대하는 한국인들의 외경어린 태도를 보여준다.

삶의 영토에, 혹은 외딴 공간에 서 있는 한 그루 노거수는 그 자체가 위대한 건축이다. 어쩌면 수백, 수천 년 간 비바람과 역경을 이겨내고 최적의 안정화를 구축한 세상에서 가장 아름다운 건축이라 해도 지나침이 없을 것이다. 천연기념물 노거수는 살아있는 생명체로서 자연재해, 기후위기 등으로 한번 훼손되면 원형을 회복할 수 없는 생명 문화유산이다. 기후위기가 나날이 심각해지고 있는 시기에 주의 깊고 보다 세밀한 보호대책이 절실하다.

괴테의 『파우스트』 구절을 떠올린다.
“모든 이론은 회색이로되, 오직 영원한 것은 저 푸르른 생명의 나무다.”